2014년 9월 26일 금요일

내 인생의 책...?

<데미안> 헤르만 헤세
엄마의 권유로 열 살에 처음 접한 책인데 그 어린 나이에 이해할 턱이 있나중학교고등학교를 거치며 몇 번 되풀이하며 읽었다. 특히 고등학교 때는 싱클레어가 마치 나인 듯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결국 내 인생은 내 거라는 걸 가르쳐 준 고마운 책한때 헤르만 헤세에 몰두하게 밀어 넣은 입문서이기도 하다엄격하게 자란 엄마에게도 인생의 책이었지 않을까. 
 
<천사들의 제국> 베르나르 베르베르

엄마를 일찍 보낸 탓이었는지 어릴 적부터 사후세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사람이 죽고 나면 누군가에게 점수가 매겨져 환생을 하게 된다든지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다든지 하는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설정은 나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고야 말았다중학교 3년 내내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미쳐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당시에 나온 모든 책을 읽고 또 읽어대면서 그의 놀라우리만치 꼼꼼한 상상력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
내 인생의 여자’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전혜린평범해지는 건 저주라고 믿었던 열여덟의 나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스콧 니어링
귀촌 혹은 귀농을 하겠다는 다짐은 고1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인간극장에 박범준-장길연 부부가 나오는 걸 보면서였다마침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책을 읽게 되면서 그 생각이 확고해졌다여전히 시골 가서 살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할 일 없고 시간 많은 고등학생 때 누군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는 게 취미이자 낙이었는데 가수 요조의 사이트도 목록 중에 하나였다얼굴도 참하게 생긴 요조의 이름은 요조숙녀의 요조에서 따온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소개글에 인간실격에 나오는 요조가 궁금해졌다그리고 나 역시 요조에게 빠지고 말았다나라는 사람에 대해 요모조모 뜯어가며 생각하게 도와준 책.
 
<인생의 베일> 서머싯 몸
여고생 시절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에서>로 푹 빠졌던 서머싯 몸어쩐지 이 책은 20살을 한참 넘기고 읽게 됐는데 오히려 가장 길게 여운이 남았다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내 인생의 큰 화두는 사랑이었는데, 대체 그건 어떻게 작용해서 우리 삶에 침투하는지 고민하게 해준 책이다에드워드 노튼과 나오미 왓츠가 주인공으로 분한 영화도 아름답다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스물한 살사랑에 흔들리고 휘청대던 나를 다독여준 책사랑이라면정말로 사랑이라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변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안겨준 책
 
<우리는 사랑일까> 알랭 드 보통
<로맨틱 무브먼트 서울>이라는 영화로 먼저 접했다말로만 듣던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이 원작이라는 설명에 다짜고짜 사서 읽은 책. 늘 사랑에 대한 매커니즘에 궁금해 하는 나에겐 딱이었다. 이 책 역시 알랭 드 보통의 입문서
 
<월간디자인>
학부 시절, 가장 안정적이었던 3학년은 스크랩과 밑줄의 나날이었다마침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도서관 드나드는 일이 잦았다잡지 코너에 기웃대다 발견한 월간 디자인은 타이포그래피편집 디자인산업 디자인까지 내가 좋아하는 주제들만 모아놓은 보석 같은 잡지였다도서관 구석에 앉아 닳도록 읽고 복사까지 해가며 읽었던 잡지글 잘 쓰는 편집주간 김신의 권두칼럼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때는 여기 입사하는 게 나의 꿈이기도 했고 돈 벌어 제일 처음 한 일도 월간 디자인 정기구독을 끊은 거였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내내 울면서 읽었다내 고향 제주를 다시 보게끔 깨달음을 준 책.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제주의소리입사의 시발점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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