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1일 월요일

오 나의 조상님

제사라 칼같이 퇴근해 집에 들어왔다. 일찍 엄마를 보냈기에 제사를 (또래에 비해서) 남다르게 여기는 편이지만... 최근에 영화 <만신>을 보고, 책으로 나온 <만신 김금화>도 읽고 나니 제사가 더욱 가깝게 와 닿는다. 

다른 제사는 의무감이 앞서서 엄마 제사만큼 극진하질 못했던 게 사실이다. 처음으로 조상님을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에 제사에 올릴 제물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사고 와봤다. 

여태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에 대해 궁금한 적이 없었다. 당연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매번 집에서 감주 만드는 것도 그랬다. (어서 빨리 먹을 궁리나 했지) 할머니께서 "조상님께서 감주를 타고 이승에 내려오시기 때문에 빠뜨리지 말고 꼭 챙겨야 한다"고 설명해 주셔서 비로소 알게 됐다.

다른 음식도 제각기 이유가 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고사리-당근-쪽파로 부치는 삼색전은 조상님이 음식을 싸가는 보자기이고, 제사를 다 치르고 마지막에 술을 올리는 건 조상님 잘 들어가시라고 배웅하는 의미란다. 대대로 전해 내려온 나름의 방식이다. 집안마다 다르기도 하다. 이런 저런 상상하면서 이런 의식을 처음 시도했을 누군가를 생각하면 신기한 생각도 든다. 나의 뿌리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다짐도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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