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2015 연말결산


보험사 아주머니처럼
가까운 친구들(다는 아니지만)에게 뿌리고 다녔다.

하고 나면
한 해를 정리한 기분이 든다.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선생님의 시집


한 번도 수업을 들은 적은 없지만
왜인지 기억에는 또렷하다.

두어해 전에 강정 취재하다 만난 선생님은
기억 속의 모습 그대로였다.

선생님이 시집을 냈다고 전화를 주셨다.
내가 할 일은 아니지만 소개 기사를 썼다. 기꺼이.
특히 꽂힌 시는


원 할머니 보쌈 집
-김규중

제주동부경찰서 사거리
아니 문예회관 사거리
이층집, 아래는
주차장으로 위에는
원 할머니 보쌈집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다른 식당이 들어서서
 
가끔 사거리 신호등에 대기할 때는
그 식당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한 번도 보쌈을 먹으러 가지 않아서
원 할머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진짜 그곳에 원 할머니가 계셨는지
궁금했다
식당을 그만 두고서 원 할머니는 뭘 하시는지
그것도 궁금했다
 
원 할머니를 궁금해 하며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다른 사람들도 나를 보며 궁금해 하지 않을까
 
저 사람 시를 쓴다는데
지금도 계속 시를 쓰고 있는지
몇 년 전에 시집을 낸 것 같은데
몇 사람이나 그것을 사서 읽었는지
그리고 저 사람 참교육 한다고 더들던데
어찌 학교에서 진짜 교육을 하고 있는지
떠드는 만큼 아이들을 사랑하는지
 

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언제적 대만

여시들과 첫 외국 여행.  
행복했던 2박3일.




그러나 내 옷은 TPO에 넘나 맞지 않았던 것.

2015년 10월 5일 월요일

다들 잘 지내나요?

근황

1. '문학콘서트'에 패널로 초대를 받았다.
현택훈 선생님이 종종 말했던 장이지 시인이 주인공이었다.
볕 좋은 향사당의 오후를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2. 동여중 수업이 벌써 7회째다.
잊고 지냈던 나의 열네살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다.
한 마디라도 남겨주고 싶어서 꽤 애를 쓰고 있다.

3. 숨이 차도록 바빴던 고비를 살짝 넘겼다.
추석 연휴 전날 퇴근하니 꾹꾹 눌렀던 스트레스가 터져나왔다.
정신 차려보니 10월. 계획했던 일을 얼마나 했나, 어디까지 왔나.
새삼 씁쓸해졌다.






2015년 8월 9일 일요일

직업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김태연 님의 직업에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온 조이 로시타노(39)씨의 매니저 가 추가되었습니다.


제주도청 문화정책과에서 조이에게 '스피릿츠' 관련한 전시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단다. (조이와 연락이 닿도록 전화번호를 건너 건너 넘겨준 사람이 나였는데 이런 우연이.) 조이가 저녁 약속을 잡았다며 같이 가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내가 알던 분위기로는 조이가 먼저 주무관에게 전화해도 만나줄까 말까인데, 과장-계장 라인에서 직접 만나자고 연락을 하고, 그것도 저녁을 먹자고 하다니 의외였다. 걱정 반, 기대 반에 따라갔다.

그쪽에서는 동행하는 친구가 나인줄은 몰랐는지 "조이 로시타노씨와 저녁 약속이 있으시지요? 장소가 변경됐으니 이리로 오세요"라고 전화를 걸어왔다. 막상 내 소개를 하려니 어색해서 "조이의 친구이자 매니저입니다"라고 말해버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나보니 유쾌한 사람들이었다. 과장은 배낭여행을 좋아해서 오래도록 영어 공부를 해왔단다. 대화에 짤막한 영어 회화를 섞어서 썼다. 조이에게 'undying passion' 을 좋아한다고 거의 30번은 넘게 말한듯. 같이 온 계장은 그 이름도 생소한 '문화산업계'를 맡고 있는 분이었다. 두 분 모두 의욕이 넘쳐보였다. 여러 가지 구상도 얘기해주고, 실현을 위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니 소개시켜달라고도 했다. 어찌됐든 좋은 일이다.

+ 그래서 조이는 제주도청 로비에서 전시를 하기로 했습니다.

2015년 7월 14일 화요일

다음에

종종 서울에 다녀가노라고 페이스북에 티를 내면
동일이가 "왜 연락도 없이 가느냐"고 투정을 부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다음에 만나자 꼭!" 대충 얼버무렸다.
'서울 자주 오니까', '언제든 만날 수 있으니까'
다음이 영영 오지 않게 될줄은 꿈에도 모르고...

태너 오라방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준비도 없이, 별안간에.
'다음'에 하자던 여러 약속이 기약도 없이 미뤄지고 말았다.

<지금, 여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깨닫게 됐다.
다시는 오지 않을 줄,
기약도 없는 먼 미래의 일이 돼버릴 줄.






2015년 6월 27일 토요일

100문100답 2015 버전

001. 이름 : 김 태 연
002. 생일 : 425
003. 취미 :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기
004. 특기 : 받아 적기
005. 장래희망 : 고로케장인
006. 여행을간다면 : 요즘 가고 싶은 곳은 강원도와 스페인.
007. 좌우명/생활신조 : 감정이 격할 때 생각나는 첫 번째는 하지말자.
008. 이상형 : 마음이 넓은 사람
009. 삶에대한만족도 : 95%
010. 관심분야 : 출판, 근대사, 요리
011. 나에게힘이되는것 :
012. 나를한마디로표현 : 태연하다
013. 요즘즐거운것 : 연애
014. 다른사람이보는나 : 최근에 본 문장 중에 꽂힌 건데 나도 누군가의 고민거리다누군가에겐 고민거리일지도
015. 나의매력포인트 : 이랬다가 저런다
016. 평소 패션/스타일 : 원피스를 자주 입는다. 주말엔 평일에 입기 곤란한 옷들을 입는다.
017. 성격 : 좋을 땐 한없이 좋고 나쁠 땐 한없이 나쁘다. 대다수에게 좋은 성격은 아닌 듯.
018. 콤플렉스 : 체력이 약하다.
019. 존경하는인물 : 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020. 좋아하는사람 : 생각이 열려있는 사람.
021. 싫어하는사람 : 꼰대.
022. 스스로가바보같다고느낄때 : 했던 실수를 또 저질렀을 때
023. 학교가서졸릴땐 : 잘 안 존다. 너무 졸리면 10분이라도 눈을 붙인다.
024. 좋아하는계절 : 사계절 다 좋다. 가을을 제일 좋아한다.
025. 이성을볼때가장먼저보는것 : 느낌
026. 가장좋아하는애칭/별명 : 회사 동료들도 탠이라고 부른다. 태니라고 불리는 것도 좋아한다.
027. 무인도에가져갈세가지 : 일기장, 침구류, 가지고 있는 책 중 제일로 두꺼운 책.
028. 죽을때가져가고싶은것 : 이불. 퀼팅이불.
029. 좋아하는브랜드 : ‘나 이 브랜드 정말 좋아해!’라고 말할 만한 게 없네.
030. 바라는인간상 : 사랑스러운 아줌마가 되고 싶다. 나도 나이가 들고 있다.
031. 십년뒤갖고싶은명함 : 찾고 있다.
032. 잠버릇 : 왼쪽으로 돌아눕는다. 그래서 얼굴 모양도 조금 다르다.
033. 십년간갇혀살게된다면 : 책이라도 주세요.
034. 징크스 : 징크스라고 생각하니 징크스가 되는 것 같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니까 괜찮아지는 느낌.
035. 항상갖고다니는소지품 : 차키와 카드지갑.
036. 스트레스해소법 : 공들여 샤워하고 바디크림을 잔뜩 바르고 잔다.
037. 시각/청각/말하는능력중하나를포기해야한다면 : 말하는 능력.
038. 잠들기전에하는일 : 휴대폰 게임.
039. 가장자신있는요리 : 족발볶음
040. 애인이기억상실증에걸린다면 : 닥친 다음 생각하겠다.
041. 학교가좋은이유 : 직장이 좋은 이유?
042. 투명인간이된다면 : 방석집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043. 좋아하는 가수 : 아 이런 질문 어렵다.
044. 좋아하는 노래 : 요즘 루시아의 소중한 사람을 자주 듣는다
045. 이세상에꼭있어야하는것 : 이불!
046. 결혼하면제일해보고싶은것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얼른 결혼을 해야겠다. 물론 내 생각처럼 소꿉놀이가 아닐 거라고 예상은 하지만...ㅋㅋ
047. 좋아하는단어 : 화장품 브랜드 중에 에스쁘아라고 있다. 희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048. 컴퓨터를켜면가장먼저하는것 : 회사 계정 로긴과 메일 확인.
049. 내가생각하는나의가장큰장점 :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준다.
050. 내가생각하는나의가장큰단점 : 게으르다.
051. 좋아하는영화장르 : 싫어하는 게 딱히 없다.
052. 집에서의통금시간 : (오전) 3시 전엔 들어가려고 한다.
053. 혼자가장오래걸었던시간 : 네 시간?
054. 타임머신이있다면 :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사랑한다는 말을 더 더 더덛 더더더 많이 해드렸어야 했다.
055. 지구가멸망하기하루전에할일 : 통장에 돈부터 찾겠다.
056. 혈액형 : 엄마도 아빠도 AB형인 순혈종이다.
057. 가족사항 :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나 동생
058. 선호하는음료수 : 레몬 들어간 건 뭐든 좋다. 커피도 좋아한다.
059. 장래희망은아닌데도전해보고싶은직업 : 서체 디자이너.
060. 별명 : /태니 주로 듣는 별명이자 애칭이고 퉷년이라고도 종종 불린다.
061. 노래방18: 요즘은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인섬니아를 자주 부른다.
062. 애인이랑마주앉기/나란히앉기 : 나란히
063. 나자신에게충고한마디 : 똑바로 살자.
064. 좋아하는게임 : 프린세스메이커
065. 좋아하는운동 : 보는 것만 좋아해.
066. 태몽 : 기억으론.. 뱀 꿈이었던 거 같다.
067. 기습키스를당한다면 : 누구인지부터 확인해야지.
068. 텅빈운동장에서외치고싶은말 : !!!!!!!!!!!!!!!!!!!!!!
069. 받고싶은선물 : 잡지 정기구독권.
070. 받기싫은선물 : 단체 로고 박힌 볼펜 좀 그만 주세요.
071. 사회를위해내가할수있는일 : 직업에 있는 힘껏 충실하기.
072. 자주듣는말 : 메일 확인 해주세요.
073. 듣고싶은말 : 잘 하고 있어!
074. 환생을하게된다면 : 화가가 되고 싶다.
075. 만나고싶은유명인 : 김연수
076. 받고싶은프로포즈 : 진심이 담겼다면 형식 따위야 뭐..
077. 가장원하는소원세가지 : 부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나와 함께 살아주시기를 기도하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과 집 한 채
078. 좋아하는음식 : 샤브샤브
079. 싫어하는음식 : 발이 없는 생물(예를 들면 생선)을 일부러 찾아먹지 않는다. 날 음식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님.
080. 한달최소지출액 : 최소는 없고 더 버는 때가 있을 뿐이다.
081. 한달최고지출액 : ...
082. 가장오래기다려본약속시간 : 3시간?
083. 처음본사람이연락처달라그러면 : 안 준다.
084. 현재가장부러운것은 : 백수.
085. 연상/연하/동갑 : 나이는 중요한 게 전혀 아니다.
086. 싸이주소 : 이 질문 신선하다.
087. 버디아이디 : 올해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088. 술버릇 : 요 몇 년 사이에 취해본 적이 없다.
089. 흡연량/주량 : 아빠가 그랬다. 물 마시는 양을 세냐고.
090. 집에서독립하고싶은나이 : 결혼할 때가 곧 독립이다.
091. 면허따고싶은나이 : 스물넷에 땄다. 힘들었다.
092. 단짝친구가홀연히사라진다면 : 찾으러 가야지.
093. 귀신을본다면 : 인사를 한다.
094. 지금드는생각 : 아 뭔가 마구마구 하고 싶은데 그럴 기운은 없다.
095. 갑자기애인의정신연령이낮아진다면 : 남자는 다 그렇다.
096. 지금쓰고싶은만큼의거금이생긴다면 : 땅부터 사겠다.
097. 바보와정략결혼을하게된다면 : 그럴 리가 없다.
098. 나의단점을장점으로승화시킨다면 : 난 항상 몸의 다른 부위보다 큰 엉덩이와 골반을 부담스러워했는데 최근에는 이거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099. 스토킹해보고싶은사람 : 주지훈?
100. 살면서절대하면안될것들 : 비관

2015년 6월 9일 화요일

누군가의 화촉 소식


신문의 화촉란은 늘 흥미롭다. 누가 누구와 결혼을 하는지, 어디서 하는지, 부모의 직업은 무엇인지 하나씩 뜯다보면 그림이 그려진다. 보스가 부고를 하나 실으라기에 신문을 뒤적이다 눈길을 끄는 화촉 소식을 찾았다. 제주시내의 웨딩홀인 아람가든 대표의 딸내미 아람양이 결혼한단다. 물론 피로연은 아람가든에서 한다. 딸의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을 지었는지, 가게 이름을 따서 딸의 이름을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둘 모두 부모에겐 각별할 테다. 마침내 소원을 다 이룬 기분이겠지? 혼자 상상하며 키득댔다.  



2015년 6월 7일 일요일

스무 살, 장마, 그리고 플레이리스트

나의 스무 살을 돌이켜 보면 아찔한 기억뿐이다.
학교에 가기도 싫었고 누군가와 마주치는 건 더 싫었다.
집에 틀어박혀 노래를 듣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커피숍 구석에서 누군가에게 보여주지도 못할 일기를 써대며 시간을 죽였다.
하염없이 걷기만 할 때도 있었다.
어떤 날엔 잠만 자거나, 아예 잠이 들지 못하거나 극과 극을 오갔다.
술같은 건 마시지도 않았는데도 늘 취한 것 같았다.
그 가운데서도 6월이 가장 고비였다.
방황하는 새에 끝나고만 대학교 첫 학기.
멀어(졌다고 생각했던)지는 소중한 사람(들).
끝모를 장마까지 겹쳐 나락으로 주저앉는 기분이었다.

1. Humming Urban Stereo 'Insomnia'
https://youtu.be/K35vDdsFt70
더 들을 수 없게 돼버린 이진화의 예쁜 목소리.

2. Fantastic Plastic Machine 'Days and Days'
https://youtu.be/BYkdN-OKOEU
아무리 덤덤한 척해도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3. 에레나 '밤, 테라스'
https://youtu.be/Zz8_mQcCOVY
에레나의 <Say Hello to Every Summer>는 언제 들어도 좋다.

4. Gwen Stefani '4 in the Morning'
https://youtu.be/_OLUSELxFok
뜬눈으로 밤을 새고 나서.

5. 윤하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https://youtu.be/7GWJtxYF8Qg
제주는 비가 오고 있는데...

6. 캐스커 '정전기'
https://youtu.be/f0ZtklgbcZ0

7. 김윤아 'Flow'
https://youtu.be/FNlUPYX4qOA
이 또한 지나갈 거야, 나를 재워주던 목소리.

별탈 없이 스무 살을 넘긴 건, 이 노래들 덕분이었다.

2015년 5월 20일 수요일

GQ에서 발췌

나이 27.
회사와 직책 제주의소리, 기자.
경력 3년 10개월.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취업 직전에는 제주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었고, 업무의 강도가 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을 하며 '진짜 멋지다'고 생각한 사람
이재홍 이사,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
최근 심장을 요동치게 한 물건이나 마음을 흔든 사건 소셜 미디어 활용 취재와 비주얼 저널리즘 교육을 듣고 나니 두근거려서 빨리 제주로 돌아오고 싶었다. 
커피 웨이브에서 내려주는 커피는 뭐든 좋다. 
자주가는 바나 레스토랑 최근엔 뜨거운 펭귄에 꽂혀있다. 
휴가 아직 계획 없다. 안산록페나 갈까.
제주란 나의 뿌리, DNA. 터전

2015년 5월 19일 화요일

동문칼럼을 또 썼다

뻔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청탁을 거절하지 않는 건
빚 갚는 심정에서다.

'되는대로 살더라도 멈추지 않고 걷다 보니 길이 보이더라'
는 말을 너무 장황하게 썼다.

중년의 독자로부터 사진을 제발 바꾸라는 항의가 들어왔다.

꿈이 없더라도, 길을 헤매도 괜찮다

2015년 5월 5일 화요일

Not too late

아빠가 그랬다. 정말 인연이라면, 애쓰지 않아도 이뤄진다고.
그저 이대로 시간이 데려다주는 곳으로 갈 거다.

2015년 5월 4일 월요일

49일


5월 1일은 동일이가 떠난지 49일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만큼은 울지 않으려고 몇 번을 되뇌었다.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숙모의 어깨를 보니 참기 힘들었지만 이를 악물었다.
 숙모가 견뎌야 할 슬픔의 무게가 도무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불교에서는 이 기간 동안 다음 생을 받을 연이 정해진다고 믿는단다.
동네 절에 신도회 회장을 맡고 계신 할아버지가 갖은 정성으로 천도제를 준비했다. 
절에 모인 모든 사람이 동일이를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빌었을 테다.

동일이의 페이스북에는 동일이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일과중에 눈물을 터뜨릴 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녀석. 잘 살다 갔구나.

2015년 4월 30일 목요일

HOW TO MAKE (MAISON) JAR SALAD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자 샐러드(Jar Salad)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벼르던 참이었다.
여러 번 메이슨 자를 살 기회를 놓치다가 생일날 커피숍에서 사은품으로 받아왔다. 두 개나.

단단한 재료부터 차례로 쌓는 것이 팁이란다.
드레싱-> 아몬드-> 옥수수 -> 키위 -> 쌈채소 and 새싹 순으로 채웠는데
혹시나 싶어서 드레싱을 한 번 더 뿌렸다.

냉장고에 두어시간 재워서 접시에 탈탈 털어 먹었다.
간편한데 맛있어서 파티 음식으로 딱이다.
자기 전에 미리 만들어뒀다가 아침에 먹어도 좋을 듯.
다음엔 식사대용 샐러드를 만들어봐야지.

2015년 4월 22일 수요일

새로운 취미

잘 알지도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작정 재봉틀에 손을 댔다. 의욕이 앞서 천부터 마구 사모았다. 머리 쓰는 덴 재주가 없어서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지만. 신경 쓴 만큼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도구. 한창 집중하다보면 마음이 다 차분해진다. 손으로 뭔가 만들어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2015년 4월 12일 일요일

당신이 나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

1. 배고프면 예민하다.
제때에 끼니를 챙겨먹도록 타고 났다. 시간 어기고 끼니 거르면 점차 말이 없어지고 집중력이 곤두박질치며 끝내는 사나워진다. 

2. 연락에 약하다. 
특히 전화통화에 익숙치 않다. 전화보단 문자, 문자보단 대면이 더 편하다. 

3. 가끔은 혼자 내버려둬야 한다.
가끔 = 일주일에 하루

4. 주변인 이름은 외워두는 게 좋다.
하도 얘기해대서 외울 수밖에 없긴 하다. 

5. 낯가린다.
아닌 척할 뿐이다. 직업때문에 도사가 됐다.

6. 친구 별로 없어... 
주변에 사람이 많은 줄 아는데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데다 그 수도 적다. 

7. 잠이 많다.
밤잠이 더 많다. 10시가 넘도록 밖에 있으면 불안해진다. 집에 어서 가서 자고 싶다. 게다가 어디서든 잘 잔다. 버스, 지하철, 기차, 비행기, 배 등등. 

8. 등산혐오자

9. 집순이

10. 월요병 환자

2015년 4월 5일 일요일

나의 사랑하는 생활

알람보다 5분 일찍 일어난 아침.
랜덤 걸어놓은 아이팟의 기막힌 선곡.
몰래 먹는 맥모닝.
이른 퇴근 후 혼자 만들어 먹는 리조또가 잘 완성됐을 때.
연삼로 벚꽃터널을 가르며 걷는 밤.
댄스곡 크게 틀고 속도를 높인 채 평화로를 달릴 때.
컵까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후후 불며 늘어지는 오후.
새 원피스 처음 입고 나왔는데 덤처럼 따라온 날씨.
가슴 뛰는 좋은 책을 읽고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벼르던 영화를 해치운 주말.
뜻밖의 메시지 혹은 만남.

+ 틈틈이 업데이트.

2015년 3월 25일 수요일

3월, 봄날의 플레이리스트

http://youtu.be/kXpfoK8WiLs
포터블 그루브 나인 'Rose Day'

유명 작곡가 김형석의 프로젝트(?) 그룹. 2005년 이후 앨범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달달한 가사에 보컬이 잘 어우러져서 10년 넘도록 봄이면 찾아 듣는 노래다. 오디션을 거쳐 뽑았다는 여자 보컬은 어디서 뭐하는지. 매력있는 목소리 참 좋아했는데 아깝다. 다른 남자 멤버인 디제이 이온은 매드모아젤로도 활동하다 소식이 주춤해졌다.

http://youtu.be/kkx9GEGAchw
이상은 '비밀의 화원'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말이 필요 없는 노래다. 듣다가 녹을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http://youtu.be/PfdsCilhEzM
롤러코스터 'Close To You'

그러고보니 롤러코스터 4집 앨범을 동일이가 선물해줬는데. 조원선의 목소리는 사계절 다 좋지만, 봄에 특히 더 좋다. :-)

http://youtu.be/qc-M-jZ4fFk
짙은 'Twosome'

대놓고 투썸 홍보하는 피알송이라도 좋기만 하다. "알랭 드 보통은 아직도 읽고 있군요?" 가사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성용욱의 능력.

http://youtu.be/vcSmfXEeKpA
페퍼톤스 'April Funk'

봄에는 정말이지, 거리 가득 축복이 널려있다.

http://youtu.be/NprqPryjHTs
이루펀트 - 'Pink Polaroid'

http://youtu.be/OQ_4Hk9_W1Q
Hey - 'Une Danse'

싸이월드 미니홈피 오랜 bgm이었던 곡. 사랑하고 있지 않더라도 흠뻑 미소짓게 하는 노래!

http://youtu.be/mFGQtGJZto8
Antonio Carlos Jobim - Waters Of March (Aguas De Marco)

사실 이곡은 2월에 더 자주 듣는다. 봄이 오긴 오는군! 설레면서, 감탄하면서.

http://youtu.be/w7GdsmLsmLs
Keren Ann - Lay Your Head Down

볕좋은 휴일에 오디오에 CD 앉히고 오래도록 빈둥댈 때.

http://youtu.be/IcOGbIBpH-I
Pink Martini - Splendor in the Grass

봄 밤에 특히 듣기 좋은 곡! 듣고 있노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처럼 기운이 솟는다.

http://youtu.be/mQONxOIPPuI
Air - Cherry Blossom Girl

이 곡도 봄 밤에, 연삼로 혹은 전농로를 걸으며 듣기 좋다. 벚꽃엔딩보다 더 달달한 가사.

2015년 3월 22일 일요일

봄맞이 자매끼리 나들이

나, 소연, 다빈 그리고 초미 이렇게 넷이서 협재로 자매 나들이를 다녀왔다.

맛있는 거 푸짐하게 차려먹고
나만 예쁜척



2015년 3월 10일 화요일

Who is my Mr.RIGHT?

1. 맛있는 음식을 즐길 줄 아는 
안 먹거나, 덜 먹거나, 먹는 게 귀찮거나, 아무거나 괜찮다? 먹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2. 어디서든 인사를 잘하는
할아버지께서 그러셨다. 인사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3. 좋은 것을 찾으러 다닐 줄 아는
음악, 여행, 독서, 영화... 뭐가 됐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4. 집에서 첫째
첫째의 숙명적인 책임감은 어지간한 경험으로는 따라갈 수가 없다. 대개의 경우 그렇다.

5. 내 모습 그대로 보여줘도 거리낄 것이 없는 
나를 보여주는 것이 불안하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 더 예뻐보이고 싶은 노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대로의 나를 받아준다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준다면 더 바랄 게 없을 듯. 

2015년 3월 5일 목요일

HEARTBEAT


매달 한 권씩 타이포그래피 관련 책을 모으려던 각오가 시들해진 지 두어 해.

그나마 달달 외우고 다녔던 내용들도 가물가물하다.
지콜론 뉴스레터로 김현미 SADI 교수의 인터뷰를 읽고
잊고 지냈던 '타이포그래피'가 새삼스럽게 꽂혔다.
리토스나 어도비 캐슬론 처럼 좋아했던 글씨체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미처 몰랐던 개러몬드와 버다나의 매력도 다시 보인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것, 앞으로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2015년 3월 1일 일요일

My name is


미국에서 온 나의 오라방 조태호와 이름 짓기 놀이를 했다. 

존스 태너-조태호 씨는 호랑이띠여서 big tiger인데, 조의 한자를 뭐로 하면 좋을지 찾다 보니 그의 취미인 낚시에 착안해 낚을 '조'. 그리하여 big fishing tiger. 그림은 허벅술을 마시며 붕어빵을 낚고 있는 윙크하는 짝퉁 호돌이. 

그리고 내 이름... 쇠 금 클 태 끌어들일 연을 영어로 풀이하면 thunderous resplendent siren. 우레와 같이 번쩍이는 요부(좋게 말하면 로렐라이... ) 왜 사이렌이냐고 물으니 태호 오라방은 위험하지만 좋은 거라고 대답. (어디가..?;;) 내 그림은 금으로 만든 자석인데, 얼굴은 평소에 자주 그리는 내 캐릭터에서 따왔음. 

우리의 저 말도 안되는 그림은 카페 웨이브 사장님의 스폰을 얻어 커피분쇄기에 부착돼 전시될 예정입니다. 

2015년 2월 27일 금요일

마음만 먹으면

하고 싶은 건 멋대로 하면 그만이라고
되고 싶은 건 뭐든지 될 수 있다고

'마음만 먹으면'
그까짓 단숨에 해치울 수 있다고

하고 싶은 것도 미루고
되고 싶은 것도 내버려 둔 채 스물하고도 일곱이나 돼 버렸다.

2015년 2월 12일 목요일

2월의 플레이리스트


2월은 언제나 들뜨게 된다. 덤같아서 그런가보다. 겨울도 봄도 아닌 계절. 오늘처럼 볕 좋은 오후엔 어쩔 줄을 모르겠다.

1. 코린 배일리 래 - Butterfly
http://youtu.be/89izB9CYJE8

2. 스완 다이브 - Circle
http://youtu.be/92zy-r2CRWo

3. She&Him - In the Sun
http://youtu.be/pZ3cTwI9bIw

4. 최고은 - Eric's Song
http://youtu.be/xbVXwLZzfMw

5. 캐스커 - Your Song
http://youtu.be/C0P4bDjPW8k

6. 나희경 - Moment
http://youtu.be/sOYsQwVJsV4

7. 제이 - Love
http://youtu.be/QVqPNZrjs1I

8. 검정치마 - Antifreeze
http://youtu.be/XT2Xz-6dt9g

9. Beirut - A Sunday Smile
http://youtu.be/dbGiDxg8kwM

10. 에릭 베네 - Trippin'
http://youtu.be/qyFCpqDaOWA

2015년 2월 5일 목요일

뒤늦은 2014년 결산

2014년의 책


독서에 소홀했던 한해. 여러모로 어수선했다. 
우연한 계기에 읽게 된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덕분에 워밍업을 하고
두어달 독서에 취미를 붙이는가 싶더니 
연말엔 일에 치이느라 손도 못대고 쟁이기만 했다.
그러다 연말에 여행가서야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을 읽게 됐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 지치지 않는다는 것. 조급해 하지 않고 나의 페이스를 지킨다는 것.  

2014년의 영화

병신같지만 멋있어. 

사실 주인공들이 매력이 있다거나 이야기 전개가 짜임새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배경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백현진이 부른 삽입곡도 너무 좋았고. 올 봄엔 경주에 꼭 가고 말테다.

영화는 좋은 게 많았다. <그녀>, <오직 사랑하는 사람들만 살아남는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하늘의 황금마차>

못 봐서 아쉬운 영화 <자유의 언덕>, <인터스텔라>, <보이후드>, <인사이드 르윈>, <한공주> 등 

2014년의 음반

음반을 통째로 들은 게 별로 없다. 몇 장 구매하지도 않았다. 
평소에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에피톤 프로젝트의 <각자의 밤>이 왜 이렇게 좋았는지 몰라. 
특히 선우정아가 부른 '환상곡'은 플레이리스트 탑에 꼽힐 듯. 

2014년의 싱글

꼽고 싶은 싱글이 너무나 많지만 이거 하나만.
야광토끼 '너여야'
http://youtu.be/cepQ1J27PuU


2014년의 여행
정말 부지런히 쏘다녔던 해. 비행기만 20번도 넘게 탄 것 같다. 
서울, 부산, 창원, 대구, 구미, 군산, 전주, 순천, 여수, 광주, 일본 유후인 등
기억에 제일 많이 남는 곳은 군산.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했지만 혼자 다니면 아무래도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2014년의 사건
국장님의 사직.

2014년의 순간
9월의 어느 토요일.

2015년 2월 4일 수요일

가죽치마의 쓰임새


연주언니가 내내 뜯어말린 가죽치마를 사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치마는 이런데 쓰였다.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스물, 스물일곱 그 사이

스무살, 높던 콧대가 시간에 다 깎여내렸다. '니가 더 노력해', '아니면 말고'라는 마음가짐으로 여왕처럼 굴었던 어리석은 시절도 있었다. 지난 두어해 많이 반성하며 사람 노릇 하려고 애 많이 썼다. 

스물일곱, 단가를 낮췄다기 보다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나가 아니라 누구나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내게 정말 잘 어울리는 mr.right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2015년 1월 16일 금요일

여자 둘, 유후인 1. 니혼노 아시타바

어쩌다가 여자 둘이서 유후인에 가겠다고 뜻을 모았는지 가물가물하다.
무엇보다 가깝고,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조건으로 추리다보니 후쿠오카의 유후인이었다.
언니도 나도 워낙 바쁠 때여서 틈을 쪼개 다닐 곳을 알아봤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휴식에 가까웠던 2박3일의 여정.

검색하다 걸린 곳이 하필이면 '니혼노 아시타바'(二本の葦束)라는 유후인 5대 료칸...
전경을 보고 나니 도저히 다른 곳은 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도호쿠에서 200년된 료칸을 그대로 뜯어서 유후인으로 옮겨온 것이라는데
근대풍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주인이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는 후문.

부담은 좀 되지만 여기서 1박 + 시내 저렴한 호텔 1박으로 메울 작정으로 질렀다.
가장 저렴한 방인 '칸'을 선택! 공식 사이트를 곧바로 거쳐서 약 47만(1인 23만 얼마)에 예약했는데, 중개 사이트를 거치면 53만원까지 가격이 부푼다.

예약 확인 메일을 영어로 주고 받았는데, 한국인인걸 알고 한국어로 다시 옴. ㅋ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의사소통에 불편은 없었다. 
이분에 대한 리뷰가 갈렸는데 살가운 타입이 아닐뿐이지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 항공
제주-후쿠오카 직항 노선이 없어서 어디가 됐든 비행기를 타고 나가야 했다.
초미언니가 인천은 지옥이라고 해서 접고 찾다보니 에어부산 제주+부산+후쿠오카 패키지가! 왕복 32만원6000원에! 합리적인 가격에 예약은 했지만 시간대가 도와주질 않았다.
제주에서 부산까지 50분,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50분,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역까지 2시간인데 우리는 오전 11시 비행기로 떠나서 오후 6시10분에 유후인에 도ㅋ착ㅋ
(3시부터 체크인을 할 수 있다...고로 3시간이나 누리지 못했다는 뜻)

6시 이후라서 송영 서비스를 받지 못할 뻔했는데,
택시 못잡고 헤매는 동안 니혼노 아시타바에서 연락이 와서 픽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식전이지었지만 빠질 수 없는 웰컴푸드! 허겁지겁 먹었다. 따뜻한 물수건으로 손도 녹이고



















부랴부랴 짐풀고 유가타로 갈아입었다. 일본식이라기 보단 절에서 입을법한 승복st... 상-하의와 겉옷, 양말까지 갖춰져 있다.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저녁식사. 방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료칸도 많지만 여기는 식당이 따로 마련돼 있다. 손님끼리 부딪는 일 없도록 시간에 맞춰 내 자리에 안내받을 수 있다. 초미언니는 가이세키 후기때문에 망설였다고 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훌륭했다. 저녁식사에는 직접 담근 과실주를 골라 마실 수 있다. 간도 삼삼하고, 채소들도 직접 재배한 것이란다. 입에서 살살 녹는 와규전골이 메인인 코스요리.




















니혼노 아시타바의 가장 큰 장점은 전세탕이라는 것. 모르는 사람 틈에 껴있지 않고 온전히 나(와 일행)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2개의 노천탕과 6개의 가족탕으로 이뤄져 있다. 대노천탕은 30분 단위로 예약해서 이용할 수 있고, 다른 노천탕은 입욕중인 표시만 없으면 언제든 들어가서 이용할 수 있다. 가는 길이 으슥한 분위기라 밤에는 여성들이 그닥 찾지 않는다고 해서 여기부터 찾아갔다. 대숲에 둘러싸인 노천탕에서 눈맞으며 반신욕이라니 >_< (feat.마치 꿀같은 에비수)

술 좋아하는 초미언니 덕에 빠지지 않고 찾은 바, 바로로(barolo). 창밖에 빽빽한 소나무가 운치있었다. 영어를 잘하는(데다가 훈훈한 외모인) 젊은 바텐더와 콧수염이 인상적인 마스터(?) 둘이서 손님을 접대한다. 한껏 즐기다 자리를 떴다. 


(촛점...흔들...나의 쿠크도 흔들...) 6개의 가족탕도 두루 둘러봐야 했기에 다음날 6시부터 기ㅋ상ㅋ문을 열고 나갔더니 눈쌓인 니혼노 아시타바... 잠도 깰겸 혼자 산책. 
가족탕 사진을 다 찍었는데 남는 건 이것뿐. 제일 마음에 드는 아기자기한 탕이었다. 탕마다 어메니티가 갖춰져 있어서 몸을 씻을 수 있다. 


대망의 대노천탕(다이노텐부로). 밤에도 멋졌지만 새벽, 게다가 나홀로 온천욕은 말로 다 못하게 근사했다. 오로지 이곳만 즐기기 위해서라도 1인 23만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하기 충분했다. 아직 가지 않은 가을과 그리고 폴폴 내리는 송이눈이 묘한 풍경을 자아냈다. 온천수에 삶은 계란을 까먹으며 혼자 온 탕을 휘젓고 다녔다.


탕에서 본 자쿠지. 방수팩을 가지고 간 덕분에 곳곳에서 인증샷을 남길 수 있었다. 2년 전에 해운대에서 산 5000원짜린데... 개이득. 

* 니혼노 아시타바의 특장점
- 4800평 대지에 11개의 객실이 별채로 이뤄져있어서 다른 손님과 부딪지 않고 우리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커플이 많다.)
- 2개의 노천탕과 6개의 전세탕(컨셉트가 다 다르다).  
- 웬만한 어메니티가 다 갖춰져있다. 몸뚱아리와 미스트만 챙겨가면 될 듯.
- 온천욕을 마친 뒤 근사한 바에서 술 한잔이라니. (feat. 훈남 바텐더)
- 친절한 한국인 직원.
- 말이 필요없는 대노천탕... 누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