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길을 잃어도 괜찮아


서귀포에서 애월을 넘어가려는데, 평화로를 타서 납읍을 거쳐가면 시간을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차를 몰았다. 

헷갈리지 않으려고 네비를 켠 게 엉뚱한 방향으로 안내했다. 한번도 본적 없는 외딴길을 한참이나 헤맸고, 줄이려던 시간보다 곱절이나 소모하고서야 제대로된 길을 찾았다.

하지만 차를 몰면서, 빙빙 둘러가면서도 기분은 좋았다. 130km을 넘나들며 달리던 평화로에선 결코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났으니.

제주의 모든 계절을 좋아하지만 양배추가 익어갈 무렵, 서쪽의 장면들은 두고두고 아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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